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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리뷰

무례하긴, 순애야. 주술회전 0

저주에서 사랑으로, 옷코츠 유타의 성장 이야기

주술회전 0 극장판은 단순한 프리퀄이 아니다.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들은 기존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팬서비스적인 요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반면, 주술회전 0은 오히려 본편의 핵심 주제를 보여주며 주술회전이라는 애니메이션의 본질, 기존의 시리즈에서 알 수 없었던 수많은 의구심과 떡밥들을 해소해 주는 독립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이 영화는 본편의 주인공 이타도리 유지가 주술고전이라는 주술사들의 학교에 들어오기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며, 주술고전에 입학한 옷코츠 유타가 ‘특급 원령’으로 불리는 오리모토 리카와 함께 우리들의 주인공 고죠 사토루에게 배우며 특급 주술사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둘 도 없는 절친이었던 고조 사토루와 게토 스구루의 이념 대립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본편에서 볼 수 없었던 액션과 고죠와 게토의 화려한 주술을 사용한 액션 이 외에도 암시된 사건들의 배경이 낱낱이 밝혀진다.
이번 리뷰에서는 주술회전 0의 줄거리 요약을 넘어, 주술회전 0이 가진 의미, 오코츠 유타의 성장, 그리고 영화의 연출과 액션을 개인적인 시선으로 분석해 볼 생각이다.

무례하긴, 순애야. 주술회전 0
출처 : 나무위키


1. 옷코츠 유타 – 사랑이었던 저주 이야기

① ‘저주받은 소년’의 등장

영화의 시작에서 옷코츠 유타는 자신의 능력을 조절하지 못해 고통받는 소년으로 등장한다. 그는 유년 시절 소중한 친구였던 오리모토 리카가 죽은 후, 그녀가 저주가 되어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조용히 살아간다. 유타를 건들면 리카가 가만두지 않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려 한다는 것을 초반에 한 사건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설정은 주인공 이타도리 유지와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 이타도리는 스쿠나의 그릇이다. 스쿠나의 손가락을 삼켜 강해진 후, 저주를 활용하는 법을 배운다.
  • 반면, 유타는 저주를 원하지 않았고, 저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 두려워 도망 다니고 숨는 인물이다.

즉, 유타는 우리의 감자도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캐릭터다. 유지는 주술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저주를 퇴치하지만, 유타는 주술에 타고난 재능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② 유타의 변화 – 사랑과 저주는 단 한 끝 차이

영화 후반부에서 유타는 잊고 있었던 기억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 리카가 유타에게 저주를 건 존재가 아니라 유타가 리카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강렬한 마음으로 빌었던 내용이 이루어져 리카가 저주의 모습으로 유타의 곁에서 지켜주고 있는 것이었다.
  • 즉, 그는 리카를 억제하려고만 했지만, 결국 리카의 힘을 받아들이고 함께 싸우기로 결심한다.

이 장면에서 영화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가 드러난다.
👉 "저주는 증오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태어날 수 있다."
이것이 곧 주술회전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로 보인다.
주술회전의 악의 핵심을 담당하는 저주와 주저사. 저주의 탄생 배경을 두고 게토 스구루의 이념 변화와 대립이 핵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듯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이다.


2. 게토 스구루 vs 고조 사토루 – 두 사람의 대립과 신념

① 게토 스구루 – ‘저주받은 자들을 위한 세계’라는 명분

극장판에서 게토 스구루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본인의 이상과 그에 걸맞은 능력으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주술회전 속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질적이었던 게토의 한 마디는 "고죠 사토루라서 최강인 걸까, 최강이라서 고죠 사토루인 걸까?" 정말 쉽지 않다.

  • 그는 "주술사는 특별한 존재이며, 비주술사는 이를 방해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극단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다. 
  • 이를 위해 그는 비주술사들을 제거하고 주술사들만이 살아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한다.

그의 이론은 어찌 보면 차별적인 논리이지만, 동시에 현실의 ‘엘리트주의’와 연결되는 흥미로운 요소다. 참고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술회전의 2기 회옥 부분에서 게토의 극단적인 사상에 대해 게토의 시선에서 체험하며 비슷한 시선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강한 힘을 가진 소수만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현실 세계에서 특권 계층이 일반인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구조와 비슷하다.

② 고조 사토루 – 친구였지만, 결국 적이 된 관계

게토 스구루와 고조 사토루의 관계는 주술회전 0에서 중요한 감정적인 요소다.

  • 이 둘은 한때 친구였지만,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
  • 고조는 강한 힘을 가졌고 최강이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며 사람들을 보호하는 길을 선택했다.
  • 반면, 스구루는 기존 질서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질서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고죠 사토루가 게토 스구루를 죽이는 장면은 강한 여운을 남긴다.
고죠가 마지막 순간 스구루에게 "마지막 말이 없느냐"라고 묻는 장면은, 단순한 적대 관계가 아니라, 이상이 달랐을 뿐 서로를 깊이 이해했던 친구였음을 보여준다. 특히나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묵음 처리된 고죠 사토루의 입모양을 보여주며, "마지막 순간에는 저주의 말을 내뱉어야지"라는 게토의 말에서 묘한 울림이 전해진다. 이때 입모양을 보여 준 것에 대해서 사람들의 무수한 추측이 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진심으로 친구로 생각했다는 것이 느껴져 정말 슬픈 장면이었다.
 
다시는 못 볼 친구에게 저주의 말을 내뱉으면 어차피 못 볼 친구의 마지막 기억이 안 좋아서 보고 싶어 질 거라는 감정이 없기 때문에 저주의 말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3. 연출과 액션 – 극장판 다운 화려한 연출

① 스피디한 전투와 강렬한 액션

주술회전 0 극장판은 1기와는 다르게 훨씬 더 높은 퀄리티의 액션을 보여준다.

  • 유타와 스구루의 최종전에서는 초고속 전투씬과 강렬한 이펙트가 어우러져, 주술회전의 팬이라면 절대 잊지 못할 장면으로 극장판에서만 볼 수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 특히, 유타와 리카의 협력 전투는 본편과는 다른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게다가 나의 최애 장면 중 하나인 "무례하긴, 순애야."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다. 이 극장판을 통해 '순애'라는 단어가 널리 알려졌다고 해도 반박은 못할 것이다. 그만큼 깊이 있는 사랑을 보여준 순정남 유타,,,,

② 색감과 카메라 워크의 활용

  • 전투 장면에서 빠른 카메라 워크와 다채로운 색감 변화가 활용되어, 기존의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생동감 있고 화려한 액션을 완성했다.
  • 특히, 사토루가 스구루와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가 사용되어, 두 사람의 대립을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특히나 주술회전 제작자들의 센스가 미친 게 사물이나 상징을 활용한 묘사가 너무 훌륭해서 팬들은 그 센스에 미쳐할 지경이다. 예를 들어서 시즌2에서는 오프닝으로 킹누의 역몽이 나오는데, 역몽은 현실과 다른 꿈을 의미하며 오프닝 영상 속 장면들이 고죠 사토루의 꿈이라는 걸 상징하고 마지막에는 사토루가 잠에서 깨며 노래가 끝이 난다. 이 외에도 찾아보면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서, 주술회전의 스토리의 기반을 다져주는 본질을 담은 작품

주술회전 0 극장판은 단순한 프리퀄이 아니다.
이 영화는 주술회전의 세계관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저주와 사랑, 힘과 책임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 유타는 단순한 희생자 또는 피해자가 아니라, 저주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인물이다. 후반부에서는 리카를 받아들이고 함께 싸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 게토 스구루와 고죠 사토루의 대립은 가볍게는 선악 구도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신념과 가치관의 차이를 보여준다. 비주술사를 혐오하게 된 게토와 비주술사를 지키려는 고죠. 이 둘의 신념과 가치관의 차이는 2기인 회옥에서 더욱 극대화되어 보여준다. 순서상으로는 회옥, 0, 1기로 이어지는 만큼 회옥을 보고 나서 0을 봤을 때 더욱 흥미진진하고 내용이 확 와닿을 수도 있다.
  • 화려한 연출과 강렬한 액션은 애니메이션이라은 볼거리를 넘어서, 캐릭터들의 감정과 메시지를 더욱 다양하게 보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주술회전 0은 기존 팬들뿐만 아니라, 주술회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완벽한 입문작이 될 수 있는 영화다.